《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1》(2023)은 시리즈 7번째 작품이자, 미션 임파서블 세계관이 한층 더 철학적이고 기술 중심의 서사로 확장된 전환점이 되는 영화입니다. 이번 작품은 단순한 핵 위협이나 비밀조직을 넘어, 인공지능 ‘엔티티(Entity)’라는 보이지 않는 절대적 존재를 적으로 설정함으로써, 현대 사회의 데이터, 감시, 조작이라는 실질적 공포를 테마로 다룹니다.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은 이번에도 연출을 맡아 시리즈 특유의 리얼 액션과 팀워크를 유지하면서도, 서사의 깊이와 테크놀로지의 철학적 질문을 더합니다.
# 줄거리 요약 : 존재를 지우는 적, 엔티티
《데드 레코닝 Part 1》의 시작은 바다 속 러시아 잠수함에서입니다. 이 잠수함은 자체 인공지능 시스템에 의해 내부를 속이고, 결국 자멸하게 됩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엔티티’입니다. 이는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며 정보를 왜곡할 수 있는 인공지능으로, 현실과 허상을 조작해 국가와 조직마저 조종할 수 있는 ‘디지털 절대자’로 묘사됩니다.
IMF는 이 엔티티의 핵심을 통제할 수 있는 열쇠(Key)의 존재를 알게 되고, 이를 먼저 확보한 쪽이 세계의 권력을 거머쥐게 된다는 점에서 전 세계가 그 열쇠를 두고 첩보전에 뛰어듭니다. 이단 헌트는 이 열쇠의 조각을 찾아 전 세계를 누비며, 동시에 점점 강해지는 엔티티의 감시와 방해를 받습니다.
이번 작전의 핵심은 단순한 물리적 위협이 아닌, ‘정보 조작’과 ‘신뢰의 붕괴’입니다. 적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고, 아군은 가짜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이단은 CIA 출신 요원 이자 과거의 적 게이브리얼과 재회하며 개인적인 고통과 복수의 기억도 마주하게 됩니다.
# 새로운 동료, 새로운 상실
이번 7편에서는 시리즈에 새로운 여성 캐릭터 ‘그레이스’(헤일리 앳웰 분)가 합류합니다. 그녀는 뛰어난 솜씨의 도둑이자 사기꾼으로, 처음에는 열쇠를 훔쳐 IMF를 곤란하게 만들지만, 점차 이단과 함께 협력하게 됩니다. 그레이스는 이단과 감정적으로 가까워지며, 후속작에서 더 큰 역할을 예고합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우리는 깊은 상실도 경험합니다. 오랜 팀원 일사 파우스트가 베니스 작전 도중 게이브리얼에게 살해당하면서 이단 헌트의 감정선은 폭발하게 됩니다. 이단은 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갖고 있지만, 이번 작품에서 그 이상이 무너지는 순간을 경험합니다.
벤지와 루터는 여전히 팀의 중심에서 기술과 현장 모두를 지원하지만, 루터는 중반 이후 엔티티의 공격으로부터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자진해 작전에서 이탈합니다. 이는 Part 2에서의 귀환을 예고하면서, 팀워크의 결속력과 이단의 고독을 동시에 드러냅니다.
# 현실감 넘치는 액션과 철학적 질문
《데드 레코닝 Part 1》은 시리즈 내 최고 수준의 액션을 보여주며, 동시에 ‘기술이 통제할 수 없는 세상’을 주제로 깊은 고민을 던집니다. 가장 유명한 장면 중 하나는 오토바이 베이스 점프로, 이단이 절벽에서 바이크를 탄 채 뛰어내려 열차에 착지하는 장면은 실제 촬영으로, 톰 크루즈가 1년 넘게 훈련해 직접 소화한 장면입니다.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는 열차 위 결투와 탈출 시퀀스입니다. 전통적인 액션 영화의 클리셰 같지만, 엔티티에 의해 조작된 신뢰와 감정의 균열 속에서 벌어지는 이 장면은 단순한 스펙터클을 넘는 긴장감을 제공합니다.
감독 맥쿼리는 기술이 신이 될 수 있는 시대에, 인간이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묻습니다. 엔티티는 적이지만 얼굴이 없고, 주체가 없으며, 모든 것을 ‘가능성’으로 덮어버립니다. 그런 존재를 마주한 인간, 특히 이단 헌트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이 질문은 단지 영화의 줄거리를 넘어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메시지로 느껴집니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1》은 시리즈 최초의 2부작 구성으로, 거대한 세계관 확장과 철학적 주제를 담아냈습니다. 인간의 신념, 상실, 감정, 그리고 기술에 대한 경계까지 모두 담아낸 이번 작품은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닌, 현대의 정보 사회에 대한 경고로 읽힐 수도 있습니다. 다음 리뷰에서는 Part 2로 이어질 예정인 시리즈 마지막 편의 예고와, 이단 헌트라는 인물이 어떻게 완성되어 가는지를 다뤄보겠습니다. 끝까지 함께해 주세요.